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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끝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나는 이 일을 내가 끌어안기로 했다. 거기서

생겨나는 모든 것을 내가 다 안겠다.

그러니, 아르사하. 슬퍼하지 마시길.

신 니아런력 1062년 거친 눈보라의 달 3주기 하루.

“아르사하! 식사하세요!”

“네!”

사람들의 눈살이 찌푸려지는 것은 이젠 익숙해졌다. 단지 내가 이름을 불러주는

것만으로 저리 환한 웃음을 보이는 그녀를 보고 있노라면, 그깟 눈총쯤이야 충분

히 감내할 수 있다.

그 눈으로 막힌 동굴 속에서 아르사하가 가지고 있던 양피지로 우리의 위치를 알

리고, 일행에게 구조를 요청했다. 대족장을 구해야 한다는 일념인지 어쩐지는 모

르지만 그로부터 하루도 채 걸리지 않아 우리는 구조될 수 있었고, 다시 여행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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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할 수 있었다.

그 뒤로 부터 나는 사람들이 있든 없든 신경 쓰지 않고 그녀를 아르사하라 불렀

다. 처음에는 많은 사람들이 발끈하고 일어났지만, 그녀가 나서서 상관하지 말라

고 했기에 지금은 그저 불편한 눈초리만 보내고 있는 것이다.

덕분에 그녀는 예전보다 상당히 밝아진 모습이다. 나와 처음 만났을 때, 나에게

몰래 신력강림무를 가르쳐 주고 있었을 무렵의 모습으로 되돌아간 것 같았다.

그것이 본래 그녀의 성격이 아니었을까 생각하고 있다. 아직 열여덟 소녀에게는

대족장의 직위가 무겁기 그지없을 것이다. 내가 그렇게 해주는 것으로, 작게나마

해방감을 느낄 수 있다면 난 그렇게 해주고 싶다.

아란은 날 빤히 바라보며 말했다.

“주인님. 언제 봐도 그렇지만… 주인님은 정말 대단하세요.”

“그래?”

“네. 그래요. 본인은 눈치 채지 못하시는 것 같지만요. 알게 모르게 주인님은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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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하신 면이 있어요.”

“아, 그러니?”

아란은 고개를 끄덕거렸고, 나는 조금 ‘거칠게’ 아란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내가 둔한지 어쩐지는 모르겠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게 알 수 있다.

지금 그녀가 기뻐한다는 것.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아?

나는 박세인.

세이르라고 불리면서 내가 원래 살던 세계로 돌아가기 위한 여행을 하는 19세.

성인이라고 하기도, 청소년이라고 하기도 묘한 시간대에 얹혀 있는 남자이며, 여

태껏 목표 없이 되는 대로 살아온 사람이다.

그렇지만, 지금의 나에겐 분명한 목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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