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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 대족장?”

순간 모여든 사람들의 경악스런 목소리가 식탁 위를 흘렀다. 경악이 눈에 보인다

면 아마도 식탁 위의 음식이 보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나의 경악을 사람

들의 경악에 포함시킬 수 없었는데, 그 에슬란딜의 대족장이 뭔지 모르기 때문이

다. 그래서 나는 사람들의 또다른 경악을 이끌어낼 질문을 꺼냈다.

“그게 뭔데?”

사람들은 아까보다 더 큰 경악을 담은 눈동자로 날 바라보았다. 확실히, 아까보

다 더 크다고 말할 수 있다. 살라인의 경악까지 더해졌기 때문에 아까의 경악보다

는 훨씬 무거울 거야. 나는 눈을 끔뻑거리면서 뻔뻔스럽게 대응했고, 살라인은 작

게 한숨을 쉬고는 부연설명을 해주었다.

“정말 산속에서 살다 온 사람답구나. 에슬란딜이 대륙 이름이라는 건 알지?”

“응. 동쪽에 있는 대륙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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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에슬란딜은 유색인간들이 모여살기로 유명해. 너하고 같은 인종인 눌탄이

나 부르그, 갈샤스 같은 유색인간들이 살고 있는데, 그들은 주거지를 가지지 않

고 돌아다니면서 생활한다더라. 그만큼 생활력과 생존력이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

어. 그런 유목민들은 수백, 수천의 부족으로 갈라져 있는데, 그들 모두의 위에

서는 단 한 사람이 있어. 그게 대족장이야. 에슬란딜의 대족장이라고 부르지.”

“그런 사람이 이런 극서지방에는 대체 왜?”

“그래서 놀라는 거야.”

나는 이제야 사람들의 경악 속에 동참할 수가 있었다. 에슬란딜의 실세라고 부를

수도 있는 사람이 이런 극서지방에 찾아왔다고? 게다가 이런 식당에서 식사를 하

고 갔다는 거지? 잠깐, 그러면 에슬란딜은 지금 권력공백 상황인가? 나는 다시 살

라인에게 물었다.

“그러면 에슬란딜은 지금 누가 다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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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사람들의 경악이 이어졌다. 그래도 아까보다는 적었는데, 아예 포기하는 심

정으로 그러려니 하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살라인은 귀를 추욱 접으며 기

운이 다 빠졌다는 표정을 해보였다.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그냥 설명해줘.”

“에슬란딜의 대족장은 권력자이지만 권력자가 아니야. 거기도 나라가 있고, 왕이

있거든. 대족장은 이를테면 민족의 대표자 같은 사람이야. 에슬란딜의 나라들의

행정권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서는 대족장의 말이 곧 법이 되는 거지. 그렇지만

그는 절대 다스리지 않아. 대족장은 단지 최고의 존중과 존경을 받고서 부족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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