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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오라….’하고 속삭이고 있어서 미치겠어. 저쪽에서 들려와.”
“이제는 방향도 잡을 수 있을 정도야? 확실히 가까워지긴 가까워 졌구나. 그래.
알았어. 어서 가자.”
“오늘 밤 이내로는 도착해야 해. 괴수 고기 챙겼지? 그거 먹고 가자.”
윌터가 이야기하는 고기는 나와 아르사하가 이상한 집단에게 쫓기고 있을 때 잡
았던 그 괴수의 고기였다.
사람의 몸을 지치지 않게 만들어주는 효능이 있는 고기다.
괴수의 고기는 어떤 형태가 되더라도 효능이 남아있게 된다. 아르사하와 내가 일
행과 재회하게 된 뒤에 그 고기들은 당장 육포로 만들어 졌고, 그 즉시 일행 전체
에게서 외면당했다.
아니, 생고기였을 때도 고무같이 질긴 고기를 말리면 어쩌라는 거야?
이건 고기가 아니라 차라리 껌이다. 도저히 고기 같지가 않고 질겅질겅 씹히기만
하는 걸 누가 먹고 싶어 하겠는가?
그렇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급한 상황에서는 효과만을 최우선으로 치지, 맛 따위
는 아무래도 상관없는 것이다.
나는 눈살을 찌푸리며 고기를 꺼냈고, 윌터와 함께 한참동안 고기를 질겅거렸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껌처럼 된 고기를 입 안 가득 질겅거리고 있을 무렵 윌
터가 말했다.
“세이르.”
“왜?”
“걸으면서 먹자. 먹고 움직였다가는 해 뜨겠다.”
그렇게 괴수의 고기를 질겅거리는 두 남자는 바위를 타고 험한 산맥을 가로질러
검보라색 빛이 흘러나오는 곳을 향해 나아갔다.
젠장. 맛없어.
윌터와 난 쉬지도 않고 몇 시간을 걸었다. 산 하나를 완전히 넘고서야 아무런 장
애물도 없이 검보라색 빛이 뿜어지는 산을 발견할 수 있었고, 그 산까지 가는데도
꽤나 시간이 들었다.
산의 모습은 상당한 위압감을 주는 모습이었다. 날카롭게 날이 선 검보라색 칼과
같은 기세로 뾰족한 봉우리들이 한데 모여서 우뚝 서있는 곳이었다.
마치 땅 속에서 뭔가가 폭발하다가 그대로 굳어버린 듯, 하늘을 꿰뚫을 것 같은
기세였다.
검보라색 빛은 그 산 전체에서 발하는 빛이었다. 빛에도 질감이 있다면 끈적거리
는 타르 같은 느낌이었을 것이리라.
그 산 아래에는 마치 입구처럼 거대한 동굴이 뚫려 있었다. 검보라색 빛 덕분에
오히려 검은 동굴의 모습이 확실하게 구분된다는 것이 너무나 아이러니 했다.
윌터는 그 동굴을 가리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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