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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았다.

잘 생각해 봐도, 흑룡이 그가 사랑했던 요수족을 위해서 나쁜 것을 남겨 두지는

않았을 것이다. 좋았으면 좋았지,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윌터에게 그게 생겼다면

축하해야 할 일이려나?

나는 윌터의 어깨를 툭툭 두들기며 말했다.

“그럼 나중에 생각하도록 하고, 이만 돌아가자. 일행에게 할 이야기가 상당히 많

은 것 같아.”

“그래. 아마도 이 공간도 우리가 나가길 바라고 있는 것 같아.”

“응?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왜냐면…. 저기.”

윌터는 한쪽 벽면을 가리켰고, 나는 그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때마침 큰 줄이 그

려져 있던 그 벽면에서는 돌덩어리 몇 개가 떨어지며 소리를 내었다.

쿠득! 콰드득!

윌터는 아르사하스럽게 산뜻한 목소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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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곧 붕괴할 것 같거든.”

“이, 이… 이 자식아! 그런 건 빨리 말해야 할 것 아냐!”

나의 외침과 동시에, 이 공간이 흔들리며 울기 시작했다.

쿠르르르르…!

으왁! 난 아무 짓도 안 했다고요!

“뛰자!”

“같이 가! 세이르!”

나와 윌터는 유일한 통로를 향해 죽어라고 달렸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우

리의 뒤에서는 굉음과 함께 이 산 전체가 무너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콰가강! 콰르르릉! 쿠구궁!

으악! 빌어먹을! 여긴 현무암 산이란 말이야! 현무암이 얼마나 단단한지 알고나

있는 거야?! 맞으면 혹만 생기는 걸로 끝나진 않는다고!

붕괴는 매우 절묘했다. 우리가 발을 뗀 곳에 떨어지는 바위들은 그 밑에 뭐가 있

던 아무런 상관도 하지 않겠다는 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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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굴이 얼마나 깊은지, 끝이 보이지도 않았다. 손에 들고 있는 램프의 연료가 아

직 떨어지지 않은 것이 고마울 따름이다.

금방이라도 머리 위로 떨어져 내릴 것 같은 바위들은 아슬아슬하게 뒤에서 떨어

지고 있었다. 나보다 한 걸음 앞서 나가는 윌터가 부러워 죽을 지경이었다.

달려! 달려라! 허파가 터지는 한이 있더라도!

그 때, 갑자기 내 앞에 떨어지는 돌덩이가 보였다. 미처 피하지 못한 내 다리가

거기에 걸릴 때, 나는 영화에서 보던 상투적인 장치를 떠올렸다.

항상 이런 긴박한 장면에서는 누군가가 넘어지곤 하지. 그것으로 인해 극적인 연

출이 가능하지만, 너무 늘어지면 재미없는 장면인데….

내가 그 역할이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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