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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뭐가?”

“대족장님이랑 그렇게 선뜻 이야기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거든요.”

아란은 감탄했다는 시선으로 날 올려다보았다. 검은 단발머리를 가진 이 소년은

아마도 아르사하의 시종일 것이다. 여행 도중은 거의 다른 사람들의 종합적인 시

종 노릇을 하고 있는 것 같지만.

나는 아란의 머리를 쓱쓱 문지르며 말했다.

“나 같은 사람이 있어도 나쁘진 않잖아?”

“헤헷. 그래요. 덕분에 대족장님이 조금이라도 편하게 지내시는 것 같으니까요.

아, 장작 모으러 가는데 좀 같이 가주실래요?”

장작? 이틀 전에 나랑 윌터가 담당해서 죽은 나무 세 그루를 찾아 멋들어진 장작

더미를 만들었는데?

나는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벌써 떨어졌니?”

“아뇨. 그건 아닌데요, 불을 일으킬 삭정이가 없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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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그렇구나. 그건 미처 신경을 못 썼네.”

장작으로 모닥불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작은 나뭇가지 같은 걸 모아서 불을 일

으킨 다음에 장작을 올리는 식으로 해서 천천히 지펴야 한다고 한다.

그저께 윌터와 신나게 장작더미를 만든 것은 좋은데, 그걸 위한 삭정이에는 미처

신경을 쓰지 못했던 것이다.

배운지 얼마 되지 않아서 미처 거기까지 신경을 못 썼구나. 그래서 아란이 삭정

이를 모으러 돌아다니는 거고. 에구, 이거 괜히 어린애한테 일을 떠넘긴 것 같아

미안하네.

아란은 기대감이 가득한 눈동자로 날 올려다보며 말했다.

“도와주실 거죠?”

“물론이지. 원래라면 내가 해야 할 일이니까. 그래, 하는 김에 윌도 불러야지.

윌은 어디 있지?”

“윌터 씨는 다른 요수족 분들하고 같이 주위 경계 서러 가셨어요.”

“그래? 하는 수 없군. 같이 가자. 주변에 나뭇가지가 좀 많이 떨어져 있으면 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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겠구나.”

어쨌든 나나 윌터나 이 일행에 묻어가는 거니까 최소한 밥 벌어 먹을 몫은 해야

하지 않겠어?

나는 아란의 뒤를 따라서 관도 옆에 우거져있는 숲 속으로 들어갔다.

자자, 어서 일 끝내고 불 피워서 아침을 먹자고.

가을이다 보니 나무들이 스스로 떨어뜨린 나뭇가지가 많았다. 문제는 그것들이

낙엽 사이에서 축축하게 젖어있다는 것이다.

차라리 낙엽을 가져갔으면 좋겠지만, 단기적 화력 밖에 볼 것이 없는 낙엽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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