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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은 다음에야 그녀는 걸음을 멈추었다. 오늘은 아마 이곳에서 야영을 하게 될 것

같다.

“여기서 쉬도록 하죠.”

“예.”

나는 배낭을 벗고는 바로 뒤에 있던 나무에 기대어 앉았고, 아르사하는 바로 옆

바위에 기대어 앉았다. 날씨는 많이 쌀쌀하고, 바위도 많이 차가웠겠지만 그녀는

상관없다는 듯 바위에 기대었다.

아, 그러고 보니 그녀는 물을 맞았지 않았나? 그런데 지금 괜찮을까?

“대족장님.”

조그마한 목소리로 그녀를 불렀지만, 그녀는 바위에 기댄 채로 눈을 감고는 대답

을 하지 않았다. 작아서 들리지 않았는가 보다. 난 조금 더 크게 말했다.

“대족장님?”

충분히 들릴만한 목소리였는데도 그녀는 반응을 하지 않았다. 설마 저대로 잠들

거나 한 건 아니겠지? 잘 때는 자더라도 저녁을 먹고 자야 체력이 생겨서 버틸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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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지 않나?

나는 다시 한 번 그녀를 부르려다 생각을 바꿨다. 그녀는 자신이 대족장이 된 걸

싫어하는 성격이었다.

“아르사하?”

“…왜요?”

“아니, 탈출하기 직전에 물을 맞았는데, 괜찮나 싶어서요.”

“괜찮아요. 가죽옷을 뒤집어썼거든요. 젖은 건 끝부분과 겉치마뿐이에요.”

여행하면서 본 내 짧은 지식으로는, 에슬란딜의 사람들은 겉옷으로 보온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겉옷은 단지 보온용으로 입은 옷을 ‘보호’하기 위해서 ‘걸치는’

수준 밖에는 되지 않는 옷들이었다.

다행히도 겉옷만 젖었다니 보온에는 지장이 없었을 것이다.

이젠 앞으로의 보온이 문제다.

나는 잠시 주변을 둘러보며 추적자들의 기척을 찾아보았다. 인기척 같은 게 느껴

지진 않았지만, 불을 피울 수는 없는 노릇이다. 불을 피운다면 이곳의 모습이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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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나도 뚜렷하게 보일게 뻔하다.

그러나 지금은 겨울밤이라서 날씨는 살을 엘 정도로 추워질 텐데, 불도 없이 보

내다가는 얼어 죽을 지도 모르겠다. 이래선 위험을 피해 위험 속으로 들어온 꼴이

다.

으음. 어떻게 해야 할까? 역시 그냥 침낭을 꺼내는 편이 지금으로서는 제일 좋

겠지? 그래. 아르사하에게 침낭을 내주고, 나는 옷을 좀 두껍게 입고 자자.

내가 즉각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기 시작했을 때, 아르사하의 목소리가 들렸다.

“정말 고마워요. 위험한 길에 동행해 주셔서.”

“하하, 아닙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인걸요. 싸움에서는 짐만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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