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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 알면서도 저에게서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았어요. 심지어 제게 화를 내기까지
했었어요. 그렇게… 그렇게 절 평범하게 대해준 사람이 없었다고요!”
“아르사하….”
“전 평범한 생활을 바랄 뿐이에요. 대족장의 직위 따위, 버릴 수만 있다면 버리
고 싶어요. 그러니 알려줘요. 무엇이 당신을 그렇게 당신답게 만드는지, 왜 당신
만 제 앞에서 괜찮은지 그 이유를 알려주세요. 그 이유를 모른다면, 함께 생각하
도록 해주세요. 제발… 부탁이에요!”
그녀의 목소리에 들어있는 울림이 동굴 안을 더욱 크게 울렸다.
그랬다. 그녀에게 있어서, 나는 유일한 희망이었을 것이다. 다른 사람들과 전혀
다른 반응을 보이는 이유가 있다면, 그것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충분히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렇게 될 수가 없어.
이제 와서 확신이 드는 것이지만, 존재 정보를 은닉한다는 벤타일리칸의 마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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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아런이라는 세계를 대상으로 사용한 마법이다. 그것이 다른 존재들에게도 은닉
과 같은 효과를 끼친다면, 난 이 세계의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도 없을 것이
다.
내가 그녀에게서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은, 단순히 내가 이계인이기 때문이
다. 다른 세계의 사람이기 때문에 그런 영향력의 범위에서 벗어나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내가 가진 유일한 해답이다.
다른 사람들이 절대로 도달할 수 없는 방법에 그녀는 자신의 희망을 걸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내가 무슨 말을 해야 한단 말인가?
“아르사하…. 제 이야길 들어주십시오.”
“네…. 말씀하세요.”
작게 고개를 끄덕이는 그녀의 눈에 비친 희망. 그것을 깨부숴야 한다는 것이 가
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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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오랜 세월동안 자신을 아르사하 레비디안 아르포오유로 봐줄 사람을 찾고
있었을 것이다. 에슬란딜의 대족장이나 대부족의 대족장 같은 칭호는 그녀에겐 장
식에 불과할 뿐이었다. 그녀가 원하는 건 자신을 평범하게 대해주는 그런 친구들
이었을 뿐이다.
그렇지만 이대로 헛된 희망을 품게 하는 것은 사람으로서 할 도리가 아니다. 가
슴아프지만, 냉정하지만, 헛된 희망으로 더 큰 절망을 주느니 여기서 절망해 버리
는 편이 나을 것이다.
“절망적인 소식이 될 지도 모르겠지만, 그 이유를 아신다고 해도 그것은 이룰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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