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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명의 사람이 눈에 불을 켜고 20미터 거리에서 달려오고 있었다. 나는 침을
꿀꺽 삼키고는 얼른 아르사하를 따라 길을 뛰어 올라가기 시작했다.
뒤에서 쫓아오는 자들은 통로에 이르자마자 고전적인 대사를 내뱉었다.
“서라!”
“싫어!”
대답은 바로 내 앞에서 들려왔다. 아르사하는 그야말로 초원의 바람같이 달려가
고 있었다. 물에 젖어서 그런지 옷과 머리카락이 좀 방해가 되는 것 같았지만, 그
래도 그녀는 빨랐다.
나는 어떻게든 추적자들에게 잡히지 않기 위해서 달리고 있었다. 배낭의 무게는
최적의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서 언제나 무거웠고, 지금도 계속 무거운 상태였다.
게다가 엄청나게 힘이 드는 오르막길이다. 자칫하면 잡힐 수도 있다.
“세이르! 뛰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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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고 있어요!”
“그거 말고요!”
아르사하는 허리춤에서 작은 병 세 개를 손가락 사이에 끼워서 꺼내었다. 나는
그것이 뭔지는 몰랐지만 뒤로 던질 것이 분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계속 뛰
어가며 외쳤다.
“셋 셉니다! 하나! 둘!”
“셋!”
아르사하의 구호가 떨어지자마자 나는 바닥을 박차고 위로 뛰었다. 나의 발밑으
로는 아르사하가 던진 붉은 병 세 개가 지나갔다. 그것들은 내가 땅을 디딘 순간
에 요란한 소리를 내며 깨졌다.
채쟁챙!
“으악! 으어억?!”
“제, 젠장! 으아아!”
“커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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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올라오던 추적자들이 하나같이 엉켜있어서는 버둥
거리고 있었다. 제일 앞의 사람이 넘어진 것과 동시에 뒤에 따르던 사람들도 같이
넘어진 것 같았다. 뒤에 오던 사람이 앞의 사람들을 뛰어 넘고는 멋들어지게 뒤로
자빠지는 모습이 보이고서야 난 아르사하가 뭘 던졌는지 알 것 같았다.
기름! 기름을 뿌린 거구나!
생각해보면 나에게도 식용유가 조금 있었지만 배낭 깊숙한 곳에 틀어박혀 있었기
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아르사하는 추적자들이 멀어진 뒤에서 두 번 정도 더 길에 기름을 뿌렸고, 우리
가 한참 올라간 다음에야 적들의 당황해하는 목소리가 들리곤 했다.
그녀는 길이 틀어지는 곳을 지난 다음에 뿌렸는데, 올라오는 입장에서는 아무것
도 보이지 않아서 더욱 효과적이었다.
협곡의 끝까지 올라와서, 그녀는 마지막으로 기름을 뿌렸다.
“후우! 이게 마지막, 이에요! 하아!”
“후! 헉! 헉! 그, 그렇, 그렇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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