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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사람들은 서로에게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술과 안주를 소비하기 시작했다.

이미 신년을 축하하는 경건한 제사나 춤은 어제 다 끝냈다. 새해의 첫날은 떠오

르는 해를 보며 하루의 시작을 연회로 시작하는 것이 대부족의 관습이었다.

개인적으로, 상당히 마음에 드는 관습이다.

“세이르! 첫 술 받으셨어요?”

“아뇨. 아직 입니다.”

“그럼 저랑 첫 술 교환해요. 네?”

아르사하는 자신의 사발과 곡주 동이를 들고 와서는 내게 내밀었고, 나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예. 그러죠.”

그녀의 표정이 밝아지더니 내가 물릴세라 얼른 내 앞에 단정하게 앉고서는 동이

를 그녀와 나 사이에 두었다.

새해 첫 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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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족에서는 이걸 꽤나 중요한 의미로 친다고 한다. 한 해의 순조로운 시작을

기원하는 마음에서 사발에 가득 술을 담아 말끔하게 해치우는 것이 관례였다.

그렇다고 해서 자작하면 안 된다.

자작은 스스로의 목을 죄일 운세라 하여 꼭 첫 술 만큼은 남에게 받도록 되어 있

었다. 그리고 반드시 사발의 반 이상 채워야 하며, 술 속에 찌끼가 들어가 있으면

안 된다. 단번에 퍼냈을 때 맑은 술만을 퍼내야 하는 일이다.

넉넉한 마음으로, 깨끗하게 시작하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하니, 신중하게 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러고 보니 첫 술의 교환에서는 뭔가 더 다른 뜻이 있다고 했던 것 같은데… 거

지까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별로 중요한 일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 된다.

나와 아르사하는 서로의 사발을 교환하고는 술을 퍼서 다시 교환했다.

대족장의 새해 첫 술이라서 그런지 주변의 모든 사람들은 모두 숨을 죽인 채 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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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한 눈으로 마주본 나와 그녀를 보고 있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세이르.”

“아르사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가볍게 사발을 부딪친 뒤, 그대로 원 샷!

목구멍을 타고 넘어가는 갈황색의 액체에서 풍기는 향긋한 곡식의 향은 꽤나 도

수가 높을 테도 불구하고 술을 술술 넘어가게 만들었다.

대략 일곱 모금 안팎으로 사발을 깨끗하게 비운 뒤, 잔에서 입을 떼니 마지막 모

금을 들이키는 아르사하가 보였다. 그녀는 사발에서 입술을 떼고는 술기운 때문인

지 약간 발개진 얼굴로 나지막하게 한숨을 내쉬며 눈을 내리깔았다.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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