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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사람 몸을 뚫고 가는 영족들은 대개 어떤 물건도 들고 있지 않거나 그들
의 장인이 심연에서 퍼올린 그림자로 만든 물건을 가지고 있다. 두 경우 전부 육
체를 가진 종족들에게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간단한 양해만 구하면 아
무리 복잡한 시장바닥이라도 일직선으로 통과하는 것이 가능하다.
“음. 가끔은 육체가 아닌 다른 몸을 가지고 싶어.”
“그러게 말이야. 아니면 거인족 친구라도 사귀던지.”
“캬하하핫! 그거 좋은 생각인데?”
나의 농담에 윌터는 크게 웃었다. 나의 시선이 가는 곳에는 거인족의 어깨에 앉
아서 가는 어떤 사람이 보였다. 거인족은 그 덩치 때문에 다른 종족에 비해서 월
등한 힘을 가진다. 어깨도 넓은 종족이라 사람 한 둘 정도 어떄에 얹고 가는 일은
별 힘도 들이지 않는다.
확실히 좋은 거인족 친구가 있다면 그 어깨에 앉아서 가는 것도 꽤나 괜찮아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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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일 같군. 이렇게 번잡한 거리에서 한가로움을 느끼며 갈 수 있을 테니까.
내가 청거인족의 너른 어깨를 보며 그런 생각을 할 때, 윌터가 나의 어깨를 건드
렸다. 응?
“응? 세이르. 저거 뭐야?”
“뭐가? 어라?”
윌터가 가리키는 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었는데, 뭔가를 구경하고 있는 것
같았다. 웅성웅성 거리는 모습이 뭔가 좋은 구경거리라도 났나 싶은 광경이었다.
정말이지 거인족을 친구로 두면 편할것 같은 상황이군.
꽤나 많은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너무나 많은 목소리
가 들려오다보니까 그것을 듣고서 상황을 파악하는 것도 어려웠다. 역시나 가장
좋은 방법은 안으로 들어가서 보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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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터는 나와 같은 생각을 했나본지 심각하게 사람들의 등을 바라보고서는 턱을
긁으며 말했다.
“으음…. 들어가고 싶어도 무리인걸?”
“그러게.”
나는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생각해보다가 이내 생각
을 바꾸기로 했다. 나는 사람들 사이를 스르륵 뚫고 나오는 영족 한 명을 불러세
웠다.
“실례합니다. 말씀 좀 묻겠습니다.”
“아, 예. 저 안에 상황이 궁금하신가 보군요?”
“예. 직접 봐야 이해 될 상황이 아니라면 가르쳐주실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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