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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들어왔었다.

윌터의 발자국 소리를 쫓아, 외길로 된 동굴을 주욱 들어갔고… 갑자기 내 몸을

덮치는 검보라색 빛에 정신을 잃었…나? 거기서부터 기억이 어그러져 있었다. 정

확한 것은 알 수가 없었다.

단지 내 눈앞에는 황혼으로 물든 하늘과 기천명은 족히 넘은 요수족의 시체와 그

와 비슷하게 쓰러진 이상한 생물체의 모습이 영화처럼 펼쳐질 뿐이었다.

저 생물은 뭐지?

세상에 대한 원한과 저주에 공명한 요수족들이 변한 마수들. 가죽이 녹아내리고

피가 진해져 끈적끈적하게 되어 썩어가는 형태가 된 불쌍한 동족들이다.

동족? 내가 저들을 동족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거야? 그렇다면 ‘나’는 대체 누구

야? 이걸 보고 있는 나는 대체 누구냐고! 윌터? 너야?!

나는 요수족을 이끄는 대파장이자 천상명암대전에서 멸망한 용족의 마지막 남은

후예. 흑룡 카스라티칸 트루아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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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이라고? 잠깐, 흑룡?! 그렇다면 이건 흑룡의 기억이라는 거야? 내가 왜 그

속에 들어와 있는 건데? 게다가 왜 내가 자신은 혼동하게끔 만드는 답을 들려주는

거야? 나는 박세인이야! 카스 어쩌고 하는 흑룡과는 관계가 없다고!

“나와 너는 다르단 말이야!”

순간, 나의 눈앞이 하얗게 번뜩이며 온 몸에 중량감이 느껴졌다. 바닥에 발을 딛

고 있다는 느낌이 생생하게 다가왔다. 현재에 몸담고 있다는 실재감이 느껴졌다.

이윽고, 나는 눈을 뜰 수 있었다.

눈앞에 펼쳐진 것은 거대한 검보라색 기운이 거대한 구를 그리며 휘몰아치는 광

경이었다.

천장에 매달린 하얀색의 덩어리는 이 공간을 환하게 밝혀주고 있었고, 그 아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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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도는 검보라색 기운과 그 가운데에서 누운 채 떠있는 윌터의 모습이 보였다.

“윌?! 대체 이건 어떻게 된 일이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광경이었다. 내가 대체 어떻게 되었는지 알 수가 없다.

윌터는 왜 저러고 있는 것인지, 내가 어떻게 그 이상한 광경에서 빠져나왔는지도

알 수 없다.

누가 내게 설명을 좀 해줘!

“흑룡! 사람을 끌고 왔으면 설명이라도 해줘야 할 것 아냐!”

윌터를 휘감아 도는 저 검보라색 기운. 그것이 흑룡일 거라는 기분이 들었다. 혹

은 흑룡이 남겨둔 그 어떤 것일 가능성이 높다.

나의 외침에 그 기운이 움찔 하더니 일부가 갈라져서 나에게로 향했다. 그러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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