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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없다. 아아. 이 얼마나 다행이란 말인가?
내가 마음속으로 안도하고 있는 사이 윌터는 끊임없이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윌
터는 의외로 수다쟁이 기질이 있어서 한번 생각을 자극해두면 계속해서 이야기를
하여 사람을 심심하게 만들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그 장점이 충분히 발휘되는 사이, 나와 윌터는 어느사이엔가 도서관의 앞에 도착
하게 되었다. 모든 종족이 이용할 수 있게끔 거대한 문을 달아놓아서 주변 건물에
비해 압도적인 위압감을 풍기는 건물이었다.
‘센초 중앙도서관’
“언제봐도 저 건물은 위압적이야.”
“그러게 말이야. 들어가자.”
여러번 봐온 모습이기에 나와 윌터는 거리낌 없는 걸음걸이로 도서관의 문, 비거
인족 전용의 입구를 향해 걸었다. 오늘은 뭔가 많이 배우게 되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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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대체 알고 있는 언어가 몇 개냐?”
“응?”
도서관에 들어와 자리를 잡고 윌터와 헤어진지 30분. 자리로 돌아왔을 때 윌터가
나에게 건넨 말이었다.
나는 대충 도서관 내부를 돌면서 여덟 권의 책을 뽑아서 오늘 하루 종일 읽고서
나머진 빌려갈 요량으로 들고 왔는데, 책등에 쓰인 글씨를 본 윌터는 갑자기 의심
쩍다는 표정을 지은 것이다.
“공용어는 어차피 다 알고 있는 거니까 그렇다고 쳐도, 북제국어에 에스란딜 표
준어, 사우어 귀족어? 거기에다가 고대 거인족 언어까지? 너 혹시 산 속에 틀어
박혀서 언어만 죽어라고 공부했냐?”
윌터는 사람을 무슨 괴물 보듯이 이상하게 쳐다보았다. 그리고 나는 책등에 쓰여
진 언어가 총 다섯 종류라는 것을 이제야 알 수가 있었다. 어라…? 나는 단지 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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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해 보인 책을 집어왔을 뿐인데?
내가 들고 온 책은 기릭이 추천한 마그놀리아 베밍의 저서 ‘주기해설서’와 벤타
일리칸 베밍의 저서 ‘현대 주기해설서’, 1500년 전에 있었던 사건을 알기 위해서
고른 ‘1500년 전, 명암전쟁의 시대. 영웅들의 시대.’와 ‘진 아일런 헤이로우’전기
였고, 나머지는 대륙의 사회와 문화, 역사에 관련된 책들이었다.
예전에 말했다시피 나의 눈과 귀, 입과 거의 밀착해있다 시피 한 공간에는 언어
를 번역하고 통역하는 마법이 걸려있다. 전혀 모르는 언어임에도 불구하고 듣고,
말하고, 읽고, 심지어 쓰기까지 되는 것은 이러한 요인 때문인데… 그게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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