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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날 2005-01-23 05:23:02
고친날 2005-01-23 05: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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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계생존귀환계획 – Project 2: 배우는 즐거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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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생존귀환계획(異界生存歸還計劃)
Project 2: 배우는 즐거움.
독서는 의외로 즐거운 일이었다. 평소 우리집에 있었을 때, 나의 독서량은 상당
히 저조한 수준이었으니까. 책이 주는 즐거움은 상상외로 큰 것이었다. 새로운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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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의 문화나 역사, 구조 같은 것은 나에겐 언제나 생소한 일이었기에 그것을 이렇
게 체계적으로 알게 된다는 것은 평소보다 훨씬 즐거운 일이다.
옆에서는 건축설계에 관한 책을 보느니 공사판에서 막노동을 하겠다는 성격인 윌
터가 간혹 끙끙 앓는 소릴 내면서 단어나 어휘의 뜻을 물어오곤 했다. 그러나 워
낙에 전문용어가 많은 토지 경영과 관련 법에 대한 책의 용어는 나에게도 생소한
것이라 차라리 사전을 끼고 보는 것이 나을 것이라 충고해주었다.
여기서 슬슬 나의 한계가 보이는 듯 싶었다. 머릿속에서는 눈 앞에 보이는 문자
들이 뭐라고 쓰여있는지 알려주기만 했지, 그 의미를 알려주지는 않았다. 여기서
만 사용되는 특수한 단어들이나 고유명사(지명이나 사람 이름 같은 것들)에 관련
된 단어는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예를 들자면 ‘니아런공용 건축물통과금지특별법’같은 경우에는 그것이 육체가 없
는 종족들로 하여금 함부로 건물을 통과해 다닐 수 없도록 규제하는 법이라는 걸
알기까지 법률해석서와 니아런 공용어사전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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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관용어구 같은 부분, ‘땅 속의 영족’이라든가 ‘홍거인족의 차분함’같은
말은 읽을 수는 있되 무슨 뜻인지 모르기 때문에 법률용어보다 더 고약한 경우였
다. 이렇듯 종족성에 비교해 나오는 이야기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내가
이 세계에 대한 완벽한 이방인이라는 것이 새삼 증명되는 시간이었다.
대충 이런 정도의 시시콜콜한 방해사항을 제외하자면, 독서는 어쨌든 즐거웠다.
모르는 어구들 때문에 화가 나 폭발해서 재가 되는 것 보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어 찾아오는 흥분이 더 컷으니까.
그렇게 시간이 흐르던 도중, 나는 윌터의 절망감 어린 목소리를 들을 수가 있었
다.
“이걸 봐야만 하는 걸까….”
“사랑받는 남편이 되라고.”
“시끄러.”
윌터는 자신의 앞에 놓인 요리책을 보고 심각한 고민에 빠져있었다. 사상비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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