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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란. 네가 신력강림무에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 나는 모른다. 또한 네가
말한 대로, 나는 신력강림무를 건강을 위한 체조로 밖에 보지 않는다. 처음에 배
우기 시작할 때부터 그런 목적으로 배웠으니까.”
아란은 고개를 파악 치켜들면서 아르사하를 보았다. 아르사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나의 말을 긍정했다.
아란은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주변에도 약간 술렁이는 반응이 있었지만, 아르사하가 그렇다고 하니 수긍하는
분위기였다. 다들 아르사하가 장로들에 대한 반발감으로 나에게 춤을 가르치고 있
다고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나를 죽이려고 했던 이유도 확실하게 들었다. 나로서는 공감할 수 없는 내
용이지만, 본인에겐 충분한 이유가 된다는 걸 알았다. 그것만으로 충분하겠지.
나는 아르사하에게 미뤄뒀던 질문을 던졌다.
“대족장님. 아란의 부족에서 이럴 경우 어떻게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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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란이 속한 ‘무쇠 벌판’ 부족의 율법에 따르면, 다른 자를 살해하려다 실패했
을 경우, 스스로 목숨을 끊던가, 그 사람에게 순순히 죽던가, 아니면 평생 그 사
람의 노예가 되어야 합니다.”
“…노예요?”
“예. 벗어날 수 없는 주종의 관계입니다.”
스스로 죽으라고 말하는 것도 그렇고, 내가 죽이려니 제정신인 상태에서는 꺼려
진다. 그렇다고 해서 노예로 삼기에는 더욱 꺼림칙하다.
막말로, 내가 잠자고 있을 틈을 타서는 언제 내 심장에 단검 하나 꽂아두고 갈지
모르잖은가?
그렇다면 결국에는 내가 알아서 처벌방법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직접적인 살해는 하기 싫고, 노예로 삼기에는 두려운 상대니 최대한 멀리 떨어뜨
려 놓아야겠군. 일행에서 추방시키고는 근처에 오지 말라고 할까?
내가 이런저런 방법을 생각하고 있을 때, 아르사하가 조용히 날 불렀다.
“세이르. 생각하는 도중에 미안하지만, 제 말을 들어주실 수 있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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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얼마든지 말씀하세요.”
아르사하는 다시 고개를 숙인 아란을 보았다가 나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그녀는
말했다.
“사적인 의견지만, 저 아이를 노예로 받아주시길 부탁드리고 싶어요.”
아란이 고개를 들며 그녀를 보았다. 나는 아란을 한 번 보았다가 아르사하를 보
며 말했다.
“어째서죠?”
“아란에게는 즉결처분보다도 오래도록 자신의 죄를 생각하게 하는 편이 나을 거
라고 여기니까요.”
형태야 어쨌든 살려달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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