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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의 경우에는 왜 그런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게 큰 파란 없이 어찌어찌 그게 잘

무마된 까닭은, 아르사하의 위압감에 벗어난 사람이 예전부터 있었다는 이유 때문

이었다. 바로 나다.

이미 예전부터 그런 사람이 있었는데, 또 다른 사람이 생기지 말란 법은 없잖은

가? 그래서 윌터의 업그레이드(?)는 평범한 수준에서 받아들여졌다.

“그런데 윌터씨는 아직 그 흑룡의 유지가 뭔지 잘 모르시겠다는 거군요?”

“예. 아마도 여행을 하다보면 언젠가는 생각이 날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

유지가 뭔지 모르는 이상에야 무슨 일을 하고 다니겠습니까?”

“하긴 그러네요. 두 분 모두 수고하셨어요. 피곤하실 텐데 들어가서 쉬세요.”

“예. 대족장님.”

“그럼 가보겠습니다. 아르사하.”

나와 윌터는 아르사하의 방을 나와 마차에서 내렸다. 윌터는 마차에서 내린 순간

부터 뭔가를 생각하는 듯싶더니 내게 말했다.

“야, 세이르. 너도 이런 느낌이었냐?”

“응? 뭐가?”

“대족장님 말이야. 되게 평범하다? 이전의 느낌이 남아있어서 그런지 여전히 위

대해 보이는 건 마찬가지인데, 생각보다 훨씬 평범해. 귀엽기도 하고.”

“그렇지? 내가 몇 번을 말했냐. 아르사하도 잘 보면 평범하다고.”

나는 윌터의 말에 맞장구를 쳤지만, 어쩐지 마음 한쪽에서는 이상한 기분이 들고

있었다.

뭐랄까… 으음…. 상당히 거북하기도 하면서 기분 나쁜 이 감정은 뭐지?

갑자기 윌터를 멀리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그것의 원인이 뭔지는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도무지 이 감정의 정체가 뭔지 알 수가 없다.

“…쳇.”

“응? 세이르. 왜?”

“아냐. 가서 체스나 둘래? 오랜만에 한 판 해보자.”

“오, 좋지. 가자고!”

윌터는 나의 어깨에 손을 둘렀지만, 나는 어쩐지 그 손길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아까부터 꽤나 이상한 기분이 드는데, 나의 친한 친구이자 생명의 은인에게 가질

마음 치고는 별로 어울리지 않는 감정이었다.

에라, 모르겠다. 가서 체스나 두며 마음을 비워야지.

이런저런 일들도 해결이 되었잖아? 이제 다시 홀가분한 기분의 여행을 할 수 있

겠구나.

나는 박세인.

세이르라고 불리면서 내가 원래 살던 세계로 돌아가기 위한 여행을 하는 19세.

성인이라고 하기도, 청소년이라고 하기도 묘한 시간대에 얹혀 있는 남자이며,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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