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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걸 보면 옆에 있다가 찔릴 것 같은 느낌이라서 나는 살짝 몸을 피했다. 기릭은

자기 접시에 있는 샐러드를 뒤섞으며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가정요리 말이야? 그거 읽어두는 것이 뭐가 어때서? 설마 남자라서 요리할 수

없다는 그런 시대착오적 남성우월주의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면….”

“크앙! 그런 거 아닙니다!”

“팦 춈 먹챠하!(밥 좀 먹자아!)”

위협적으로 짖었던 윌터는 힐가스의 화내는 목소리(그래서 더욱 엉망이 된 억양)

에 얼른 털을 접고 귀를 내렸다. 나는 바로 옆에 들린 개 짖는 소리(?)에 얼굴을

찡그렸고, 기릭은 포크를 입에 물고 눈만 껌뻑거렸다. 나는 윌터의 옆구리를 쿡

찌르며 말했다.

“식사시간이야. 조용히 먹자고.”

“미안, 세이르. 그리고 기릭 형. 다 알면서 그렇게 비꼬아 말씀하시면 저 화냅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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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억울하다는 표정 짓지 마요. 기릭 형은 농담이라고 한 거겠지만, 전 지금 심

각해요.”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었던 기릭은 금세 표정을 바꾸어서 장난기 가득한 웃음을

얼굴에 띠웠다. 윌터는 그 꼴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빵을 우적우적 씹었고,

나는 도통 상황을 알 수 없었다. 그러니까 윌터 얘가 왜 이렇게 과민반응을 보이

는 거냐고요?

나는 지금 상황에서 유일하게 설명을 해줄 수 있는 사람, 기릭을 향해 고개를 돌

렸다. 그리고는 시선에 염원을 담았다. 말해라말해라말해라말해라….

“세이르. 눈 튀어나오겠다. 그러고 보니 넌 아직 모르겠구나? 살라인은 화식습관

을 매우 좋아하거든.”

“…불에 구워먹는 게 뭐가 어때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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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지 문제 될 건 없어. 살라인 개인만 보자면. 문제는 윌터의 문제지. 화염공

포증이 있거든.”

“기리익….”

거의 그르렁거리는 느낌으로, 윌터는 기릭을 쏘아보았다. 대부분의 산짐승, 들짐

승과 마찬가지로 요수족의 상당수는 불을 두려워한다. 물론, 대부분의 생물들이

불을 두려워하긴 하지만, 눈앞에서 타오르는 횃불만으로도 경기를 일으킬 요수족

들이 있다는 점이 문제이긴 하다.

하지만 여덟 종족이 사이좋게 어울려 살아가기 시작한지 천년이 넘기에 살라인처

럼 불을 쉽게 다루고 편리하게 사용하는 요수족도 많은 편이다. 가엾은 윌터는 그

많은 범위 안에 들어가질 못해서 의기소침해 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간단하게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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