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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면 그것으로 고용주의 할 일은 다 하고 있는 셈이니 나는 더이상 신경쓰지 않기

로 했다. 그 덕에 이렇게 책을 읽을 시간도 생기니까 도리어 감사해야 하는 것 아

닐까?

최근 들어서 배우는 것이 있다면, 없는 것에 불평하기 보다는 가진 것에 감사해

야 된다는 것이다. 어차피 나는 이 세계에서의 생존을 맨손으로 시작한 것이나 다

름이 없으니 없는 것에 불만을 가지기 보다는 주어진 것, 가진 것에 감사하는 편

이 스트레스가 적다.

더 나은 것을 추구하는 일은 좋지만, 그 나은 것과 현재의 것을 비교해서 자신을

비하시키는 것 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다. 철저히 혼자 남겨지고, 완벽한 이방인이

된 지금에서야 깨닫게 된 사실이다. 내가 그토록 많은 것을 가졌다는 것이 믿겨지

지 않았을 정도로 나는 많은 걸 가졌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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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자신이 진짜로 가진 것은 별로 없다. 잘 생각해보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이나 누리고 있는 것은 남이 마련해준 것이 상당하다.

나의 주위에서 내가 아닌 다른 이들을 지우고, 그들이 마련해준 모든 것을 제외

했을 때, 자신에게 남는 것이 있는 사람은 그야말로 대단한 사람이다. 그 사람은

자신만의 것을 만들어낸 사람임과 동시에, 세상에서 떨어져나와 홀로 남은 사람이

니까.

남에게 받으면서, 또 남에게 베풀어주고, 그러면서 자신만의 것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대단한 존재일까?

이곳 니아런에는 그런 사람들이 많았다. 눈을 돌리면 자신과 다른 일곱 종족이

보이는 세상에서는 서로가 서로를 위해 베풀면서도 자신만의 종족성을 잃지 않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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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 자신만의 것을 만드는 사람은 지금 내 옆에도 있다.

내가 지구에 돌아간다면 그런 마음을 가지고 살길 원한다. 내가 이곳에 오게 된

이유도 사실 이런 것을 배우고 다른 이들에게 전해주라는 신의 계시 같은 것이 아

닐까 생각해본다. 그리고 다시 생각한다.

난 단지 연구용으로 끌려왔을 뿐이라고. 그러므로 빌어먹을 벤타일리칸 양반, 당

신도 결코 잊지 않겠어. 다시 만날 때 두고 보자고!

안녕하셨습니까. 이그니시스입니다.

주말에도 연재라니, 신선한 기분이군요. 와하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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