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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 종족이라는 뜻이었다. 그림자는 힘하게 좌우로 움직이다가 위로 살짝 떠오르
기도 하고, 땅에 납작 엎드리기도 하면서 때로는 땅을 쓸며 무수한 풀이 뭉개지는
소리를 내었다.
푸스스스! 팍!
“춤…인가?”
그림자가 딱 멈추었다. 이런, 방해한건가?
나는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계속 달렸다. 방해를 했다면 사과를 해야겠지. 안개
속에서 춤을 추고 있었다면 꽤나 부끄럼쟁이일 것 같은데, 그걸 대놓고 말해버렸
으니 사과를 해야… 아니, 가서 사과하는게 더 부끄러울까?
잠시동안 고민한 나는 그 사람의 모습이 제대로 보이기 아슬아슬한 거리에 멈추
었다. 내쪽에서 보인다면, 저쪽에서도 보일것이다. 나는 뒤통수를 멋쩍게 긁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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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
“저… 누구신지 모르겠지만 방해했다면 죄송합니다.”
“도끼질은 이제 능숙해졌나요?”
나는 눈을 흡떴다. 저 목소리는…?
그 순간, 안개가 서서히 걷히기 시작했다. 안개 너머의 그림자는 서서히 색채를
띄기 시작했다. 약간 발그스레한 피부에 곤게 뻗은 블루블랙의 머리를 단정하게
묶고, 짙은 갈색의 눈동자를 가진… 에슬란딜의 대족장?
목과 어깨가 드러나있는 상의에 몇개의 천을 얽어서 내린 듯한 하의를 입고 있는
에슬란딜의 유색인 부족 대족장은 조금 전까지 추던 춤 때문인지 약간 더 발그레
해진 얼굴로 날 보며 방긋 웃었다.
“아무에게나 보여 주지 않는 모습을 두번이나 보시네요.”
“아니, 저… 죄송합니다. 대족장.”
“어머나, 공부하셨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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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알게 되었습니다.”
나는 공손하게 고개를 숙였다. 진짜 눌탄인은 아니지만, 만인의 존경을 받는 사
람을 향해서 공경심을 내비칠 수는 있으니까.
대족장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다가 나에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그녀의 작은 발소
리가 나에게 점점 가까이 왔고, 조금 지나서 가는 내 앞에 멈춤 한 쌍의 작은 발
을 볼 수 있었다. 내 머리 위에서 그녀의 목소리가 들렸다.
“고개 들어요.”
천천히 고개를 든 내 눈 앞에는 날 빤히 바라보는 그녀의 두 눈동자가 보였다.
어라? 왜 이러십니까?
나를 빤히 관찰하건 그녀는 고개를 갸웃하면서 말했다.
“역시 느낌이 달라.”
“예?”
“혼잣말이에요. 어쩐지 당신은 보통의 눌탄인과는 느낌이 다르군요.”
“그, 그렇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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