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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장이라고 대접해 주는 것에도 한계가 있는 겁니다.”
“못난 거 아는 사람이 그렇게 당당해요? 1500년이나 이어져 온 춤을 뭐라고 생각
하는 거예요? 건강체조에 목숨을 건다고요? 정말이지 당신은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면서 그런 소리다 해대고….”
“모릅니다. 솔직히 말해 1500년의 시간도 난 이해 못합니다. 내가 살았던 시간도
아니라서 이해하기도 싫습니다. 당신이 목숨 거는 것까지는 좋다 이겁니다. 그런
데 왜 내가 거기에 같이 목숨을 걸어야 합니까? 처음부터 시작할 때, 당신이 말
한 것은 부담 갖지 말고 배우라는 거였어요. 그런데 이제 와서, 갑작스럽게, 턱
하니 부담을 앉히는 경우는 무슨 경우랍니까?”
“평소에 잘 했어야죠! 아니, 얼마나 엉망이면 제가 이러겠어요? 그런 건 생각하
지도 않나보죠? 세이르야 말로 대체 무슨 경우에요? 대족장에게 함부로 당신 거
리지 말라고요! 제가 무슨 당신 아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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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그녀가 권위를 내세우고 나서기 시작했다. 이미 할 말은 다 한 것이다.
더불어서 나는 그녀에게 환멸을 느끼기 시작했다. 기껏 재밌는 친구를 만났다고
생각했는데, 결국에는 그녀도 권위에 기대는 비겁한 사람이었다.
나는 이젠 완전히 포기해버렸다.
서로가 잘못을 깨닫고 사과하면 되겠지만, 그녀는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도
모른다.
아니, 오늘따라 왜 이래? 지난 2주간 계속해서 화를 참아왔다는 거야? 하, 그것
도 모르고 난 계속 농간에 놀아난 셈인가? 그녀가 상냥하게 가르쳐주고 있었다는,
억눌러지는 화를 덮는 친절에? 차라리 처음부터 화를 내!
나는 가슴에 손을 얹고 과장스럽게 허리를 숙였다 폈다.
그래, 원하시는 대로 대우 해 드립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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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 모시지 못해 죄송합니다. 대족장님. 과중한 의무를 짊어지신 분께 이 미천
한 놈은 대족장님의 화만 이끌어내는군요. 그러니 차라리 대족장님께 신력강림무
를 배우겠다는 영광을 포기하렵니다. 도무지 대족장님의 화를 감당해낼 자신이
없군요. 머저리라고 욕하셔도 할 말이 없습니다.”
“무, 무슨….”
“에슬란딜의 대족장이신 아르사하 레비디안 아르포오유님께 무한한 영광이 함께
하길. 그간 영광된 나날을 보낼 수 있어 기뻤습니다. 다음에 더 훌륭한 제자를
만나셔서 신력강림무를 무사히 가르치길 바랍니다. 그럼 이 미천한 인간 따위는
다시 찾지 말아주십시오.”
나는 재차 허리를 숙이고는 잰걸음으로 공터를 벗어났다. 내가 걸어가는 동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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