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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아란은 서로 다른 것을 보며 감탄했다.

윽, 어린애보다 먼저 목적을 잊어버리다니, 나도 참 곤란한 녀석이군.

나는 아란이 내가 목적을 잊었다는 걸 눈치 채지 못하도록 먼저 선수를 쳤다.

“이제 한 아름 모아서 들고 가자!”

“네!”

나는 재빨리 주저앉아서는 나뭇가지들을 집어 올렸다. 부러뜨려 봐도 딱딱 잘 부

러지는 것이 불 피우는 데는 최적의 상태다. 햇볕에 잘 말랐기 때문에 그냥 들고

가면 되겠구나.

나는 앉은 채로 이리저리 삭정이들을 모아 품 안에 쓸어 담았다. 앉은 채로 이동

하려니 허벅지에 매달아둔 또 다른 단검 때문에 좀 불편하다.

뭐 하러 단검을 두 자루씩 들고 있냐고 물으면, 이게 여행자들의 기본이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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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터가 그렇게 말했다면 무시할 수도 있겠지만, 아르사하도 그렇다고 말하는 것

을 봐서는 이 단검 두 자루에는 많은 의미가 있나보다.

모두들 어떤 형태로든 두 자루의 단검은 기본적으로 소지하고 있었는데, 아마도

여행자들의 미신이라든가, 내가 모르는 이 세계의 상식이라든가, 혹은 풍습일지도

모르지. 나쁠 건 없으니까 나도 두 자루의 단검을 구입해 착용하고 있는 중이다.

아직 익숙해지지 않아서 조금 불편하지만.

한 5분 정도 모으고 다녔을까, 거의 한 아름 되는 삭정이들을 모을 수가 있었다.

이쯤에서 다리와 허리를 펴주는 편이… 으갸갸갹! 저려!

“세이르 씨?”

“우으… 다리 저려….”

“괜찮으세요?”

아란이 한 아름 안고 있던 삭정이들을 내려놓고는 이쪽으로 걸어왔다. 나는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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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정이들을 건네주고서는 허벅지와 허리를 두들겼다. 아이고….

“그러게 가끔 일어서 주셨어야죠. 아휴…. 좀 봐요.”

아란은 내 허벅다리를 톡톡 두들겼고, 나는 점점 눈앞의 아이에게 면목이 없어지

는 것 같았다. 음, 등 뒤에서 느껴지는 계곡의 바람이 시원하다는 이유로 딴청이

나 피워볼까?

그 때, 아란의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가 들렸다.

“이만하면 충분해.”

“응? 뭐… 으왁?!”

아란의 손이 나의 배를 밀침과 동시에 발아래가 사라졌다. 나는 기겁해서 팔을

휘둘렀고, 다행히도 가슴부터는 절벽의 끝에 매달릴 수가 있었다. 아란?! 대체 무

슨 짓이야?

나는 몸을 끌어올리면서 지나친 장난꾸러기에게 화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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