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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물은 깨끗하고 시원했다. 폭이 15~20미터는 될 것 같은 급류는 그 폭에도 불
구하고 너무나도 깨끗한 물이었다. 지구에서는 깊은 산 속이 아니라면 상상할 수
도 없을 청량한 물이었다. 아, 여기가 깊은 산속인가?
단풍나무씨는 상류를 따라 반나절 올라가면 급류를 걸어서 건널 수 있을 정도의
장소가 나온다고 했었다.
정확하게 물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그만큼 폭이 좁아진다든지, 물 흐르는
속도가 늦어진다든지, 바위들로 만들어진 징검다리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물 걱정 하지 않으며 급류를 따라 걸어 올라가던 나는 점심 무렵이 되어서야 단
풍나무씨가 말한 장소를 발견하게 되었다.
“…이런 뜻이었군.”
내가 생각한 경우에서 세 번째의 경우만이 맞아 떨어진 것 같았다. 폭은 이전보
다 더 넓어졌고, 물 흐르는 속도도 훨씬 빨랐다. 단지 바위들로 만들어진 징검다
리가 있었다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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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상류에 그런 상황이 만들어졌냐고?
콰아아아아-!
이런 폭포가 있다면 당연한 일이다.
폭은 약 30미터이고, 물 떨어지는 속도는 물 흘러가는 속도가 부끄러워 보일 정
도로 격렬하게 떨어지고 있었다. 샤워하는 기분 낸답시고 들어갔다가는 낙수에 맞
아죽을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폭포다.
가능성뿐만 아니라 실제로도 높아 보이는 호수다.
높이가 50미터는 되어 보이는 걸?
어지간한 아파트 옥상에서 대량으로 물을 떨어뜨리고 있는 모습이다.
아, 물론 내가 저 폭포를 가로질러야 한다는 건 아니다.
폭포의 물이 떨어져서 생긴 용소의 물이 급류로 변해 빠져나가는 곳에는 큼지막
한 바위들이 여기저기 있어서 계단을 이루고 있었다. 흘러가는 물의 양이 좀 무지
막지하지만, 바위들을 잘만 디디며 건너면 20미터 저편으로는 얼마든지 갈 수가
있는 지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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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일단 지도책을 펼치면서 나침반을 꺼내었다. 이런 폭포라면 분명 지도에 나
타나 있을 것이다.
원래라면 물을 건넌 후에 급류를 타고 내려가 내가 어제 묵은 자리의 반대편으로
갈 생각이었지만, 그것은 완벽한 시간낭비라는 판단이 들었다. 나는 이대로 일행
의 예상 야영지까지 똑바로 가로지를 생각이다.
대충 지도책과 나침반을 맞춰보던 나는 내가 앞으로 북북서의 방향으로 곧장 가
야 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나는 나침반의 방향타를 북북서로 맞춰둔 뒤 조심스레 바위 위를 건너뛰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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