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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시 아란에게로 걸어갔다. 아란이 할 수 있는 수단은 이것으로 끝인가? 어

차피 마법으로는 날 다치게 할 수 없다.

“소용없어…. 넌 날 못 죽여….”

“으, 으아…! 으아아아!”

아란은 완전히 겁을 먹고는 주저앉아서는 뒷걸음질 쳤다. 내가 걸어가는 속도보

다 빠르지는 않았기에, 나는 쉽게 아란의 앞까지 올 수가 있었다. 아란은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펑펑 눈물을 쏟아내고 있었다.

아란의 입술은 파르르 떨리고 있었는데, 마법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뭔가를 말

하려는 것 같았다. 나는 무슨 말을 할 것인가 싶어서 조용히 아란을 내려다 보았

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지?

조금 뒤, 마침내 그 떨리는 입술에서 나온 말은 날 화나게 했다.

“자, 잘못했… 잘못… 컥!”

아란의 가슴은 내 발밑에 깔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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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방금… 뭐라고 했냐?

“잘못? 이제 와서? 죽이려고 한 사람이 살아나니까 잘못했다고? 이제 와서?”

“흐, 흐윽… 자, 자아…악!”

잘못의 잘자도 꺼내지 못하게, 나는 지긋이 아란의 가슴을 밟았다.

머리가 엉망진창으로 될 것 같았다.

이제 와서 잘못했다고? 그건 가짜야.

마음이 아닌 겁먹어서 내뱉는 잘못의 말 따위엔 진심이 없어.

나는 아란의 숨 막혀하는 표정을 보며 차갑게 웃었다. 나는 아란에게 똑바로 들

리게끔 목소리를 조금 높여 말했다.

“난 날 죽이려고 했다. 절벽에서 밀어 죽이려고 했다. 비겁하게 계략을 꾸며서

날 죽이려고 했다. 이 개자식아! 죽이려면 당당하게 죽여! 그딴 식으로 밖에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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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없겠냐! 이 빌어먹을 새끼야!”

나는 단검을 아란의 눈앞에 들이대었다. 그러자 아란의 눈이 순식간에 죽음의 공

포로 물들어가는 것이 보였다. 나는 그 눈을 직시하면서 똑바로 말했다.

“난, 나를 죽이려드는 모든 걸, 살려두지 않아.”

그렇게 하기로 했다. 날 죽이려드는 모든 걸 죽일 것이다. 그렇게 해서 난 살아

남을 것이다. 그렇게 해서 난 내가 살던 곳으로 돌아갈 것이다.

그러니까, 아란을 죽인다.

좋아. 이게 나의 복수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다.

나는 아란의 눈동자를 마주보며 말했다.

“너와는 달리 난 이유를 말해주었다. 그러니, 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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