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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넌 아침 먹었냐?”
“이제부터 먹을 거예요.”
“그래.”
뭐…, 지금의 상황이 싫다는 건 아니다.
귀찮은 일을 도맡아 해 줄 사람이 있다는 건 편리한 일이니까. 그래도 주인님 소
리를 듣는 건 아직도 많이 어색하다.
내 자신의 주인은 내가 맞지만, 남의 주인이 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은 해본 적도
없거든.
나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수프를 나무 수저로 떠올리면서, 내가 눈을 떴을 때를
생각했다.
그때의 선택은 그리 틀리지 않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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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났어요?”
“…아르사하?”
정신을 차려보니 내 몸은 마치 다른 사람의 몸인 양 나른했다. 그것도 심각할 정
도로 나른한 수준이라서, 여태까지 운동한 것이 몽땅 빠져나간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마저 들었다.
아르사하는 생긋 웃으면서 물수건으로 내 이마를 닦아주었다.
시원한 감촉이 참 기분 좋다.
“이틀 동안 앓고 있었어요. 다친 사람이 먹지도 않고 앓는 게 얼마나 위험천만해
보였는지 알아요?”
“그렇…습니까? 헌데 여긴…?”
나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포근한 느낌의 내장제와 실내장식, 조금은 낮아 보이는 천장을 가진 방이었다.
여태까지 본 적이 없는 방. 여관인가?
“여긴 제 마차에요. 서둘러 마을로 향하고 싶었지만, 주술사가 이야기하길 과로
라고 했어요. 상처 치료하고 푹 쉬면 낫는 댔거든요.”
“마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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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조용하죠? 대족장이라고 이런 것에도 신경써주고 있어요. 진동이 거의 느껴
지지 않아서 편하긴 해요. 그냥 방 같죠?”
아르사하는 마차의 내부를 소개하듯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렇구나. 그래서 왠지 안락하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야… 잠깐, 마차?!
나는 아르사하의 마차라는 말에 몸을 벌떡 일으켰다. 그리고는 지독한 근육통에
온 몸을 절절 떨어야만 했다. 으으악!
“우윽!”
“어머나, 괜찮아요? 왜 갑자기 몸을 일으키고 그래요?”
“아니, 저, 왜 제가 여, 여기 있는 거죠?”
아르사하는 나를 빤히 바라보더니 담백하기 그지없는 어투로 말했다.
“당연히 환자를 수용할 최적의 공간이니까요.”
“아니, 저, 그러니까 여긴… 대족장님이 주무시는 거처 아닙니까?”
“아하. 그거 신경 쓰신 거예요? 괜찮아요. 방은 하나 더 있으니까요.”
“…그렇습니까.”
방이 하나 더 있다는 말에 나는 그만 질려버렸다.
생긴 모양은 마차지만, 거의 무슨 캠핑카 같은 느낌이로군. 무슨 마차에 방이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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