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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대해 이야기하길 요구하고 있었다.

그녀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나중에라도 말씀을 해주신다니, 그 때를 기다려야겠군요.”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합니다만, 개인 사정이 있어서요. 혹시 뭔가 생각하

셨던 거라도 있습니까?”

“예? 아아, 있어요. 할 수 있는 한 최대한의 추측으로 납득이 갈 설명을 머릿속

에 그리는 중이에요.”

“어떤 것인지 들을 수 있겠습니까?”

아르사하는 곰곰이 생각하다 살짝 눈웃음을 치고는 말했다.

“자신에 대해선 숨기고, 남의 이야기만을 들으려 하시다니… 이렇게 보면 세이르

도 참 치사해 보여요. 후훗.”

난 머쓱하게 머리를 긁적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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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렇게 토라진 것 같으면서도 귀여운 웃음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알 수가 없

단 말이야.

그녀는 양손으로 찻잔을 감싸 들어 올려서는 시선을 찾잔 속으로 내리는 걸로 눈

을 살짝 내리 깔은 모습이 되었다. 그런 채로 그녀는 나지막하게 자신의 생각을

풀어놓았다.

“조잡한 물건도 아니고, 치밀하게 만들어진 이해할 수 없는 구조의 물건들을 가

지고 있는 걸 보면… 남제국의 사람일 거라고 생각해요. 깨끗하게 다듬어진 철과

튼튼하게 짜인 옷은 남제국의 제국공학소의 상층부에서 사용하는 것들이 아닐까

싶군요. 그렇지만 공학자는 아니에요. 공학자라면 연구실에서 실험을 하고 있지,

주방에서 설거지를 하고 있을 이유가 없으니까요. 그렇다면 제국공학소 상층부와

관련이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떠오르지만, 그것도 아니에요. 역시 주방과 설거

지가 그걸 뒷받침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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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생각이다. 남제국의 제국공학소가 어떤 곳인지는 모르지만, 아마도 니아

런에서 최첨단의 발명품을 만들어내는 곳일 것이다.

그런 곳의 사람이라면 주방에서 설거지를 해야 할 이유가 없다. 국가의 지원도

빵빵할 것이며, 설거지 하는 사람을 따로 부려먹을 정도의 돈을 받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곳과 연관이 있는 사람이라고 보기에는 그것 역시 어렵다. 제국

에서 뒷받침을 해주는 곳과 연관이 있는 사람이 여행비용을 위해 설거지를 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간단하게 남제국 대사관에만 가도 해결될 문제이다.

그녀는 이야기를 계속했다.

“당신은 마게시온의 수도 마기로 간다고 했어요. 그것을 볼 때 마게시온과의 연

관성을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럴 바엔 차라리 마법사들을 이용하죠. 마게시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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