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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줄 끝에서는 이름을 알 수 없는 등 푸른 물고기가 팔딱거리고 있었다. 대

략 20센티 되는 큰 물고기다. 저 정도면 월척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겠군.

“후우…. 이번 건 좀 크네요. 이것도 맛있을까요?”

“요리를 해봐야 알 것 같은데요.”

“어서 가서 요리해 달라고 하고 싶어요. 자기가 잡은 고기 맛은 더 맛있겠죠?”

그녀의 눈은 반짝거리고 있었는데, 이제야 막 낚시에 맛들인 사람이 보이는 눈동

자였다. 아무래도 내가 사람 하나 괜히 망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녀는 잡은 물고기를 통에 집어넣고는 새 미끼를 바늘에 끼워서는 낚싯대를 한

번 휘둘러서 멀리 던졌다. 이것도 제법 폼이 나오는 걸 보면 배우는 속도가 어지

간히 빠른 것 같다.

매끈한 호선을 그리며 바다 속으로 떨어진 미끼와 벌떡 일어서는 찌를 본 그녀는

치마를 쓸어내리며 자리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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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라는 거 의외로 재미있네요.”

“그렇죠? 한 번 맛들이면 헤어 나올 수가 없다니까요.”

아직 한 마리도 못 건진 저는 심심하기 그지없습니다만.

그런 이유로 나는 아르사하의 모습을 보며 즐거워하는 것으로 목표를 전환했다.

그녀가 보여주는 다양한 태도는 나를 심히 즐겁게 만들고 있거든.

“이거이거… 이 자리에서 이리 많이 낚으시다니….”

갑자기 들려온 노인의 목소리에 나와 아르사하는 뒤를 돌아보았다. 그곳에는 아

무리 적게 잡아도 환갑은 넘었을 것 같은 갈샤스 인종 할아버지 한 분이 낚시 장

비를 들고 서계셨다.

아르사하의 표정이 순간 굳어지면서, 자신의 위압감의 범위에 들어온 사람에 대

해 기분나빠하는 것 같았다. 이크, 분위기가 갑자기 가라앉네.

“이 자리에서 많이 계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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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그렇진 않다오. 단지 이 낚시터 여기저기를 잘 알고 있을 뿐이오. 여기 오

신지 얼마나 됐소이까?”

“한 시간이 아직 안 됐습니다.”

“허허, 그런데 이리 많이 낚으시다니. 두 사람이 참 대단 하외다.”

어째 말하는 폼이 좀 이상하군. 아마도 아르사하의 위압감과 경외감 때문에 존대

를 하고 싶지만 이야기하는 상대가 나이다보니 어투가 저리 어정쩡하게 바뀐 것일

것이다.

“전부 아르사하가 낚은 겁니다. 전 한 마리도 낚지 못했지요.”

“아르사하…! 그렇다면 이 분이 대족장이신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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