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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때문에 함부로 구석에 박아두면 멀쩡한 옷 못쓰게 된다.

살라인은 내가 장작을 패느라 몸을 움직여서 땀에 푸욱 젖은 상태라, 피곤한 나

머지 아무렇게나 옷을 던져두지나 않을까 걱정해서 하는 말이다. 처음 봤을 때는

낯가림인지 신경도 안 쓰더만 지금은 꽤나 챙겨주니 고맙군. 하핫.

게다가 오늘은 온천이 개방된다 이거지? 힘껏 몸을 움직인 뒤에 뜨끈한 물에 몸

을 푸욱 담글 수 있다니, 이건 정말 하늘의 축복…이라기보다는 대지의 은총이로

군. 유정족의 수류인 칼사스 씨가 좋아할 정도라면 꽤 양질의 물이 나온다는 소리

니까 잽싸게 들어가서 몸이나 풀어봐야겠다. 와하핫!

뜨거운 물에 몸을 푸욱 담그고 나왔을 때 마시는 차가운 우물 물. 그리고 그 뒤

에 마련되어있는 맛있는 저녁식사의 패턴은 차원이 달라도 사람의 기분을 급상승

시키는 매력이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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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시간의 대화는 음식의 양념과도 같은 것이라 빠질 수 없는 법. 이곳에서도

그것은 당연한 풍토로 존재하기 때문에 식사시간엔 여러 이야기가 오간다.

“그러고 보니 그저께 귀빈이 오셨었지?”

“응, 알아. 유정족이었다면서? 화류의 사람이라고 알고 있어.”

살라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 귀빈 덕분에 나는 이상한 식기를 운반해야했지.

난 대체 그 식기가 어떤 원리로 움직이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앞으로도 이해하려

면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걸. 그런데 그 귀빈이 뭐가 어쨌는데?

“그 귀빈하고 같이 온 다른 귀빈이 있는 모양이야. 지금 거리가 꽤 떠들썩 하거

든. 어제하고 오늘 나가봤는데 사람들이 대부분 그 이야기를 하고 있더라?”

살라인의 말에 다들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 그들보다 대 귀가 두 배는 더 기울어

졌을 것이다. 왜냐면 난 주기말에, 그러니까 한 주기의 엿새째 되는 날에 외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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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거 말고는 도통 파루스 판의 부지 안에서 나가질 않으니까.

그건 그렇고, 다른 귀빈이 있었다고?

나는 컵에 뻗으려던 손을 멈추고는 살라인의 이야기에 집중했다. 주변이 고요해

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다들 궁금해 하고 있는 이야기일 것이다.

살라인은 주위가 자신에게 충분히 집중되었다는 것에 만족하고는 이야기를 계속

했다.

“나도 처음엔 내 귀를 의심했는데, 의외로 굉장한 사람이 왔대나 봐. 에슬란딜의

대족장이래.”

“뭐? 그게 정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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