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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에 몸이 굳어버렸고, 그녀는 나를 한번 보더니 도끼를 양 손으로 잡고 자세를

취했다.

“잘 들어요. 한번만 설명하니까. 시선은 나이테의 중심에 두고, 그루터기에선 한

발자국 물러나요. 도끼 들어서 어깨까지 메쳤다가 팔을 튕기면서 도끼 무게에 의

지해서 팔을 휘둘러요!”

휙! 짜악!

다리는 땅을 딛고, 상체가 비스듬하게 움직인다 싶더니 팔은 완벽한 호를 그리면

서 앞으로 떨어져 내렸다.

무슨 춤동작 같은 한 번의 동작으로 도끼날은 완벽하게 나무의 중심을 때렸고,

나무는 시원하게 반으로 갈라졌다. 게다가 도끼날은 내려치는 기세로 그루터기에

꽂혀버렸다. 뭐, 뭐야 이거?!

“박자는 약강강. 어깨까지 메치는 부분이 약, 팔 튕기는 게 강, 내려치는 게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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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요. 시선과 보폭에 신경 쓰고 박자를 염두에 두면 간단해요. 알겠어요?”

“어, 저기….”

나는 어버버거리면서 뭔가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사실 알고 봤더니 이 여자는 장

작패기 선수권 대회 우승자라든가… 그럴 리가 없잖아! 내 시선이 복잡하게 도끼

와 쪼개진 나무, 그루터기를 오갈 때, 갑자기 내 눈앞에 그녀의 얼굴이 불쑥 들이

밀어졌다. 우왓?!

“알겠어요, 모르겠어요?!”

“아, 알겠습니다!”

표독스런 표정에 난 나도 모르게 바짝 쫄아서 대답해 버렸다. 그녀는 빙긋 웃더

니 도끼를 내밀었고, 나는 엉겁결에 도끼를 받아들었다.

그녀는 허리에 양 손을 올리고서는 퉁명스런 표정으로 나를 쏘아보며 당당하게

말했다.

“동작 잘 봤죠? 아무에게나 가르쳐주는 건 아니니까 고맙게 생각해요. 그리고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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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나면 도서관에 가서 공부 좀 하세요. 아, 정말! 이렇게 무시당한 적은 생전

처음이야! 다음에 만났을 때 내가 누군지 못 맞추면 혼날 줄 알아욧!”

“예, 예에….”

다음에? 그게 언젠데? 난 저 다채로운 표정을 가진 그녀에게 물어보고 싶은 게

더 많았지만 그녀는 짙은 파랑이 섞인 검은 머리를 휘날리며 어느새 저만치 걸어

가고 있었다.

뭔가 대단한 신분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되긴 하는데… 난 도통 아는 바가 없으

니 고개를 갸웃할 뿐이었다. 대신 다는 뒹굴고 있는 두 조각난 나무중 하나를 그

루터기에 올려놓았다. 너무나 손쉽게 쪼갠 것 같은데?

시선은 나이테의 중심… 아마도 도끼날 떨어질 부분이겠지? 한 발자국 물러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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