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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 모두가 묵인하고 있기 때문에 내가 신력강림무를 배운다는 것은 알면서도 모르

는 체 하는 그런 비밀이 되었다.

나에게도 그 편이 더 편하다.

정식으로 아르사하의 제자가 될 수도 없고, 애초에 시작도 쉽게 시작했으니까 지

금 와서 갑자기 정식으로 교육을 받으라고 하면 내가 거절했을 것이다.

“조금 속도를 올리겠답니다. 이랴!”

“어이쿠!”

“…잘했어, 윌터.”

윌터는 얼른 체스판을 들어서 갑작스런 가속에 의해 말이 흔들리지 않도록 했다.

확실히 인간과는 다른 반사 신경을 가지고 있어서 편하군.

마차는 조금 더 덜컹거리면서 아까의 세 배 정도 되는 속도로 달려갔다. 주위를

지나가는 풍경이 좀 더 빠르게 지나가고, 소리가 좀 시끄럽고, 더 흔들거린다는

것을 제외한다면 아까와 다를 것 없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었다.

타쿠아는 마차를 몰고, 윌터는 체스판을 보며 깊은 생각에 잠기고, 다른 사람들

은 체스판을 보면서 어서 윌터의 생각이 끝나길 기대하고, 나는 누운 채로 파란

하늘위로 흘러가는 구름을 보고, 마차는 달려 나간다.

“네 차례야.”

체스판을 흘깃 보니 슬슬 끝낼 때가 왔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나는 퀸을 저 끝까

지 밀어붙여서 윌터의 킹을 사정거리 내에 잡았다. 그리고는 결정적인 한마디를

꺼내놓았다.

“체크메이트.”

“어억?!”

이른바 외통수라고도 하지.

윌터의 킹이 내 퀸을 피하기 위해서는 그 궤도 안쪽에 다른 말을 가져다 두던지,

앞으로 피해야 하는데, 대부분의 말이 최전방에서 싸우고 있어서 왕의 방패가 되

질 못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앞으로 나왔다가는 나의 브룩, 비숍, 나이트의

올가미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

나는 다시 누워 하늘을 보며 한가롭게 승리의 말을 던졌다.

“내가 이겼어.”

“크윽…. 뭔 놈의 함정이 이리도 많아…!”

“원래 그런 거야.”

“자! 끝났지? 그럼 우리차례야!”

금발머리를 한 눌탄의 혼혈 누님 한분이 얼른 윌터의 앞에서 체스판을 빼앗았다.

윌터는 거의 울상이 되어서는 바닥을 짚으며 한숨을 푸욱 내쉬었고, 나는 그런 그

의 모습을 보면서 피식 웃었다.

한가로운 여행의 한가로운 시간은 그렇게 흘러가고 있었다.

안녕하셨습니까. 이그니시스입니다.

제목과는 어울리지 않는 한가로운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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