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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당연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이 있다.

다른 차원에서 온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만큼 그것들을 분간할 수 없고, 그러다

보면 어느새 당연하지 않은 일을 당연하다는 듯이 행할 수 있게 될 수도 있다.

간단하게 예를 들어서, 살인을 하는 것은 어디를 가든 죄가 된다. 사람들은 그것

이 ‘당연하게 해선 안 될 일’이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하지 않지만, 살인이 죄

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마음 내키면 사람을 죽일 수 있다.

그야말로 ‘모르는 게 죄’다.

내가 이 세계에서 나름대로 적응한다고 하지만, 이 세계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것은 아니다. 모르는 게 죄라고, 모르고서 행동하는 일들 중에는 분명 이 세계의

질서에 반하는 일이 있을 것이다.

아직까지는 나름대로의 상식을 가지고 행동했기 때문에 그나마 괜찮았지만, 나침

반이 북쪽을 가리키는 이유는 자기(磁氣)가 아닌 다른 이유라는 식의 사소한 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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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들은 내가 가진 상식의 기반을 무너뜨리는 것들이다.

일곱이나 여덟 살의 꼬맹이라면 유연한 사고방식으로 이런 사실들을 받아들이겠

지만, 나는 정형화된 상식이 존재하는 세계에서 살던 사람이다. 그 상식이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는, 겪어보지 않으면 모르지.

마치 내 존재가 부정당하는 것 같다고.

쳇. 정말이지, 이 세계는 사소한 일들로 내가 이 세계를 떠나야 한다고 말해주고

있는 것 같다니까. 등을 떠밀어도 이렇게 대놓고 떠미는 게 또 있을까?

“에휴. 빨리 돌아가기 위해서라도 일행을 따라잡아야 할 텐데.”

생각을 하는 사이, 나는 급류의 반대편에 오게 되었다.

슬슬 끼니때가 되었고 하니, 이곳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다시 북북서 방향을 향해

출발해야겠다.

적당한 마른 땅을 찾던 나는 이내 잘 말라있는 널찍한 바위를 발견하고는 그곳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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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걸음을 옮겼다.

이 세계가 내 등을 떠밀든, 열 서너 살 된 꼬맹이나 날 절벽에서 떠밀든, 어쨌든

나는 살아가련다.

살아서 돌아가야지!

관도를 벗어나 숲으로 들어온 이래, 가장 즐거운 만남을 가졌던 단풍나무씨와의

유익한 대화중에는 이런 내용이 있었다.

“인간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겠지만, 저 너른 숲에도 다 주인이 있다네.”

“주인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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