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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인간들이 말하는 지주는 아니야. 숲의 주인이나 산의 주인은 좀 더 자연적
이고 포괄적인 의미로 사용된다네. 자네는 지주가 땅의 허락을 받고 그 땅을 지
배한다고 생각하나?”
“음… 그건 아닐 것 같군요.”
“그렇지? 지주들은 제멋대로 땅을 갈라 구획을 나누고는 덩어리 하나를 가지고서
그 곳이 자기 것이라고 말하지. 땅의 허락이나 그 위의 숲과 동물들의 허락은 받
지 않고서 말이야. 허나, 숲의 주인이나 산의 주인은 그 지역이 허락한 적합한
주인이라네.”
“그럴 수도 있나요?”
“사냥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알고 있고, 나처럼 숲에 뿌리박은 사람들도
잘 알고 있는 내용이지. 참고로 말하자면, 이 산과 숲의 주인은 나라네. 그리고
저 건너편에는 다른 주인이 있지.”
“그렇군요. 그럼 그쪽도 찾아가서 인사를 드려야 하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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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너무 앞서가는군, 젊은이. 물론 자네가 예의바른 청년이라는 건 바른 일
이지만, 저 너머에서는 그 예의를 드러내려 하지 말게나. 나야 원체 여행자들과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고, 손님을 반기는 편이라서 방문자들에게 호감을 가지고
대하지만, 저쪽은 그렇지 않거든.”
“음…. 그 주인들의 성격도 제각각이네요. 그럼 저쪽은 손님을 반기지 않는 사람
이라는 건가요?”
“사람이라면 차라리 다행이지. 손님과 적을 동의이음어로 취급하는 주인이야. 그
러니 아예 만나려고 하지도 말게. 자네가 인간만 아니었더라면 내가 이런 말을
하지는 않지만, 불운하게도 자네는 인간이지. 그러니 말하겠네. 절대 저쪽의 주
인과 맞닥뜨리지 말게나.”
“…그 정도로 흉포합니까?”
“쯧. 간단히 이야기합세. 저쪽 주인은 괴수라네. 멧돼지의 모양을 하고 있지만,
척 보면 알 수 있을 정도의 모습을 하고 있지. 근처에서 뭔가 커다란 게 움직인
다 싶은 소리가 들리면 지체하지 말고 도망가게. ‘수파네’는 평범한 인간이 상대
할 존재가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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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에… 주의하죠.”
쿵! 우지지지직…!
적어도 30년은 자랐을 것 같은 아름드리나무가 충격에 의해 기울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무슨 충격이냐고?
당연히 이 숲의 주인이 들이받는 충격이지!
단풍나무씨가 말한 수파네라는 거대 멧돼지와는 마주친 것은 점심을 먹고 한 시
간을 더 걸었을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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