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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주겠다는 뜻이기도 하지.
아르사하는 찻잔을 내려놓고는 잠시 머뭇거렸다. 나는 참을성 있게 그녀의 말을
기다리기 시작했다. 뭔가 할 말이 있으니까 날 부른 거 아니겠어? 그러니 오늘이
지나기 전에 무슨 말이든 하시겠지.
이윽고 그녀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저기… 혹시 여자 형제가 있어요?”
“여동생이 둘 있습니다만….”
“으음… 성격은 어때요?”
“하나는 말괄량이라는 칭호가 아깝지 않고, 다른 하나는 조용한 편입니다. 그런
데 왜 갑자기 그런 걸 물으시죠?”
혹시 그녀는 내가 여기 들어오기 전에 지희와 지선이 생각을 했던 걸 알고 있는
것이 아닐까? 잠깐, 그렇다면 그녀는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인가? 확실히 인종을 대표하는 대족장이라면 그런 능력도 있을지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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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 그럼 그녀는 이미 내 속을 다 읽었다는 거잖아? 내가 이계인이라는 것도,
심심파적으로 신력강림무를 배우는 것도 알고 있는 거잖아? 그래서 화를 낸 건가?
나의 생각은 그녀의 침묵 속에서 무한한 가지를 뻗기 시작했다. 완전히 허황된
생각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이, 이 세계에는 마법과 성력이 존재하면서 자연력으
로 이루어진 종족도 있다. 걸어 다니면서 말을 하고 사회생활을 하는 동물과 곤충
이 있는 세계. 뭐든 있어도 이상하지 않잖아?
내가 이제 막 만들어낸 가설, 아르사하가 독심술사일지도 모른다는 그 가설에 막
살을 붙이기 시작해서 제멋대로의 근거까지 만들 때, 그녀가 다시 조심스럽게 입
을 열었다.
“에… 혹시… 그녀들이… 갑자기 이상해지거나… 하지 않나요?”
“이상해져요? 어떻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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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화를 내거나… 많이 우울해하거나… 평소와 다른 변화요.”
난 잠시 기억을 되짚어보았다. 지희 그 계집애야 워낙에 감정기복이 심한 편이지
만, 차분한 지선이가 짜증을 내거나 우울해하는 기색을 보인 적은 그럭저럭 있는
편이었다. 생각해보면 지희도 이유 없이 짜증을 내서 내 복장을 한바탕 뒤집어엎
은 적도 종종 있었다.
어린 시절부터 시작해서 주로 지희에게, 극소수 지선이에게 짜증과 화의 대상이
되었던 기억을 떠올린 나는 별로 좋지 않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평소와 다른 변화는 종종 있었지.
“예.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게 어째서죠?”
“그 때… 그녀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고 계시나요?”
아르사하는 점점 이야기하기가 어렵다는 표정으로 조심스럽게 말을 이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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